은방울숲에서 보내는 두번째 편지 🌳
머무름, 쉼이 필요할 때. 은방울숲에서 보내는 두번째 편지 - 10월 2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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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그간 잘 지냈나요? 두번째 편지를 보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요.
그새 가을이라기도 무엇한 차디 찬 바람이 스쳐가네요. 마치 겨울이 된 것 같아요. 당신이 지내고 있는 곳도 그런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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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지엔 내가 다녀온 '영월'의 이야기를 적어보려해요. 아주 고요하고, 정다웠던 곳이랍니다.
난, 자연을 아주 좋아해요. 은방울 숲을 가꾸며 자연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자연은 때론 나의 삶의 선생이 되어줘요.
영월로 여행지를 정하게 된 이유도 자연 때문이었어요. 푸르고 고요한, 때론 정겨운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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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에서 머문 숙소의 강아지들이에요. 귀엽지 않나요?
동강으로 산책을 떠나는 내 발걸음에 앞서 길을 인도하던 녀석들이랍니다.
잘 오고 있는지 한번씩 멈춰 뒤돌아볼때마다 괜시리 장난치고 싶어져요.
높은 산과 낮은 건물들, 양 옆의 푸르른 밭과 무성한 풀들. 영월은 이런 풍경을 가진 곳이 많았답니다.
보기만 해도 속이 뻥- 뚫리고, 내가 자연 속에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주는 곳. 어딜 가든 평화로움은 늘 존재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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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이 많지 않은 영월에서는 쏟아질 듯 무수한 별을 보기도 아주 좋아요.
새카만 길 위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이렇게 많은 별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에 놀랄 만큼 빼곡히 하늘에 뒤덮인 별들...
다음엔 꼭 돗자리를 가져가 바닥에 누워 한참이고 쏟아질듯한 별을 감상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에요.
사실, 막상 별을 볼 당시엔 별 보다 칠흙같이 깜깜한 어둠이 너무 무서웠어요. 별에 집중하지 못했지요.
옆의 동반자는 차분히 별에 집중했어요. 어둠의 무서움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무엇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태도가, 마음이 달라진다는 것을 별을 보며 다시금 경험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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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엔 '노루조각공원'에 잠시 들렀어요. 산과 물에 둘러싸여 행복을 만끽했답니다.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오리 가족도 보고,
작은 새가 나무에 앉아 노래하는 것도 잠시 듣다 공원 가운데 있는 평상에 냅다 발을 뻗고 누웠답니다.
살랑 불어오는 바람, 따뜻한 햇살, 잔잔한 물소리, 시원한 그늘.
무엇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던 평상 위에서 잠시 눈을 감고 모든 것을 찬찬히 느껴보는 시간이 주는 안온함.
얼마나 평화롭던지, 옆의 동반자는 깜빡 잠에 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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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오랜만에 피었다던 유카 꽃
좋은 여행이었어요. 벌써 그리울 정도로 말이에요. 가끔은 훌쩍, 깊은 곳으로 떠나 잔잔히 머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믿어요.
풀풀 올라와 있던 마음 속의 여러 감정들과 생각들이 차분히 가라앉고, 정돈 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시간이 말이죠.
오랜만에 꽃봉오리를 열어 피어가고 있는 유카 꽃 사진을 마지막으로 두번째 편지를 마무리합니다.
당신의 마음의 파도가 잔잔해지는 시간들을 보내길 바라며 -
다음번 편지할 때까지 부디 안녕히.
Every flower blooms at its own pace.
"모든 꽃은 저마다의 속도로 피어난다"
- Sury Kassem 수리 카셈
ps. 머물렀던 숙소는 '점숙씨'입니다. 귀여운 강아지들과 정 많은 사장님과 행복히 보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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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숲
silverdropfore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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