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그간 잘 지냈나요? 요새 감기가 독해 저도 오랜 시간 고생을 했답니다. 그래서 지금에야 연초 첫 편지를 보내요.
어떤 감기든 걸리지 않길 바라지만, 혹 걸렸다면 병원을 가장 먼저 방문하길 추천해요. '감기는 약도 없다'라는 말에 괜찮아지겠지, 하고 버티다 결국 중이염을 얻었어요. 약을 먹으니 바로 차도가 보이네요.
오늘은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할 때 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이 문장만 마주해도 벌써 몸이 배배 꼬이는 것 같아요.
당신은 요즘 어떤가요? 저는 연초부터 끊임없이 하기 싫은 일들을 마주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노트북에 해야 할 일을 열어 두고 가만히 응시하며 좀처럼 빨리 시작을 하지 못해요. 무언가 동력이 될 만한 것이 있으면 좋으련만... 이런 생각에 여러 가지 방법들을 시도해 봤어요. 당신도 혹시 비슷한 상황에 있다면, 한 번 적용해 봐요.
첫 번째 도움이 되었던 아이템은 구글 타임타이머랍니다.최대 60분까지 타이머를 설정해두고 할 일을 할 수 있어요. 가장 좋았던 점은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증발되는 시간에 경각심을 갖게 해줘요. 핸드폰을 잠시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30분이 훌쩍 지나 있던 경험 당신도 있지요? 분명히 10분만 보려고 했는데... 이럴 때에도 유용하게 쓰인답니다. 쉬는 시간에도 10분, 20분 원하는 시간만큼 돌려두고 뒷부분에 알람 소리 '켜기'로 스위치를 바꿔 두면 꼭 보고 있지 않아도 시간이 다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저는 주로 60분을 맞춰 두고, 이 시간 안에는 반드시 끝낸다는 생각으로 일에 몰입합니다. 하다가 잠시 집중이 흐트러질 때는 타이머를 보고 잠시 멍하니 있어요. 그리고 다시 남은 시간을 보고 정신을 차립니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눈으로 본다는 것만으로 시간이 더 귀하게 느껴진달까요. 무언가 꼭 집중해서 해야 할 때, 당신에게도 이 아이템은 추천해요. 가격은 33,900원. 시계 치고는 비싸게 느껴지지만 막상 써보면 유용해요. 버려지는 시간을 샀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나에게 맞는 플레이리스트입니다. 아무것도 듣지 않고 무언가를 할 때 보다, 가사 없는 음악을 틀어 두면 마치 카페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조금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진은 제가 자주 듣는, 특히 흐린 날의 겨울에 일하면서 자주 듣는 플레이리스트랍니다. 제 플레이리스트가 궁금할 수도 있으니 첫 번째 영상과두 번째 영상 링크를 걸어 두었어요.
잔잔한 음악이 지루해질 때면,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을 틀기도 한답니다. 집중을 위한 당신의 플레이리스트도 궁금하네요.
이미지출처 유튜브 루피 loopi, VIVA ASMR
마지막은 차 한 잔을 내려 마시면서 마음을 차분히 만든 뒤, 일단 시작하는 것이랍니다. 조금은 뻔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시작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해야 할 일을 앞에 두고 가만히 있던 시간이 실제로 일을 한 시간과 비슷한 적도 있으니까요. 차를 마시며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라는 용기를 불어 넣고 손을 움직여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시작이 반이라더니, 정말 시작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답니다.
하고 싶은 일보다 어쩌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나를 움직이게 하고, 나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나만의 장치들을 하나씩 찾아 삶에 심어보아요. 벌써 1월의 중반을 지나가고 있네요. 언제나 그랬듯, 있는 자리에서 힘내어 삶을 일궈보아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